열정이 식고 나면

열정적인 사람을 많이들 찾곤 한다. 눈에서 빛이 나고 전투적으로 배우려 드는 사람.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과도한 업무에도 싫은 소리 않는 사람.

어떤 사람은 열정적이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열정은 어느 시점에 식는다. 어떤 일을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만 가질 수 있는 기대와 열정, 본인의 노동력에 적당한 값이 매겨지고 매년 그것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된 여정이 시작되기 전의 그 순수한 열정을 은퇴하는 순간까지 유지하려면, 무지에 가까울 정도로 순수한 사고방식 또는 기계처럼 반복적인 삶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은 생산도구가 아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비생산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일이 단순히 노동력과 돈을 맞교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기 원하고, 그렇기에 때로는 다수가 동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엄한 의미를 일에 부여한다. 언제든 기계가 대체할 수 있고 누구든 배워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더라도, 거시적이고 객관적 시점에서 그 일이 창출해내는 사회적 가치를 직시하기보다는, 그 일이 누군가의 삶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있다는 근거 없는 종교적 믿음을 가졌을 때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다.

열정은 결국 식는다. 그 후에 남아있는 잔여물이 그 사람의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가치다. 프로페셔널하다는 의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열정적이라는 것과 거리가 있다. 열정이 넘쳐나든 아니면 다 말라 사라져버렸든, 맡겨진 일을 변함없이 해내는 사람을 우리는 프로페셔널하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