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방법

드론이 택배를 배송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기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도 보편적 교육의 방식은 여전히 인터넷이 탄생하기 전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학생들은 구글이 1초 만에 알려줄 수 있는 사실들을 정해진 수업시간을 통해 학습하고, 에버노트가 평생토록 기억해줄 내용을 암기하는데 하루의 대부분 소비한다. 정보의 양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이 그대로라면 변화된 시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전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 정보 자체는 값어치가 없고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것을 머리에 아무리 많이 넣어도 가치가 생겨나진 않는다. 학교를 떠나는 순간 세상은 더 이상 객관식 문제를 던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수업시간 중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손을 들고 선생님께 질문하는 학생이길 바라겠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해보는 학생이 더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확률이 높다. 관심분야가 비슷한 친구들을 찾아서 토론회를 구성해 토론을 나누는 자녀의 모습은 부모들의 로망일지 모르겠으나, 현실에선 관심분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 의견을 올리는 학생이 더 수준 높은 토론을 더 자주 할 확률이 높다.

Khan Academy의 시스템을 도입한 미국의 일부 학교들은 기본적으로 수업은 학교에서 듣고 숙제는 집에서 하던 기존의 교육방식을 완전히 뒤집어 놓고 있다. 동영상과 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를 통해 집에서 수업을 듣고, 학교에서는 토론과 프로젝트 등의 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런 시스템에서 교사는 인터넷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을 칠판에 굳이 옮겨 적는 일을 하는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토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더 이상 교사가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칠판에 옮겨 적어놓은 것을 다시 연필로 노트에 옮겨 적는 의미 없는 행동을 하지 않고, 수업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얼마든 반복해서 들으며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를 전달하고 암기하는 방식의 교육은 이제 시간 낭비일 뿐이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정보를 얻고 분류하고 처리할 것인지, 어떻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지 등, ‘배움의 방법’을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